출발 그리고 전야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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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괜한 신바람에 시를 읊조려댔습니다.
그립고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 ?
그 먼 길을 돌고 돌아 이제 또 다른 산우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기에
마음은 적잖이 두근거렸습니다.
누님 같이 생기지는 않았더라도
누님만큼 푸근한 얼굴들이기에 진정 설레는 가슴이었습니다.
그 반가운 산우들을 만나러 가는 순간이기에
간밤엔 잠도 설쳐야 했습니다.
출발점에서서
회장님의 전화 한 통화에 어절수 없이 승락해버린 팀장이라는
단어는 나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즐거움과 두려움이 가슴 정중앙에서 교차로를 형성하는데
신호등이 보이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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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도 어렵고 오랜 가뭄으로 멋진 풍경화는 아닐지라도
혹~~하는 기대는 절대 버릴 순 없었습니다
11월 중순 그 마지막 잎세의 언저리에서
젊은날의 초상을 그리며
사진이나 글로 보던 주왕산 주산지의 사계를
꿈꾸며 떠나봅니다
주왕산
꿈꾸던 파라다이스는 아니었지만
일정부분은 알고 떠났기에 실망 보다는
조운님들의 엷은 미소와 함께 간간히
나누는 대화에서 분명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란 것을
다시한번 희망으로 일깨워 주었습니다
낙엽은 떨어지고 조금은 앙상한 가지사이로
말없이 굳건하게 솟아 있는 바위를 쳐다보며
가늘게 부는 바람에도 머리결 같이 나부끼는 낙엽을
밟으며...
주어진 궤도를 따라 우리는 돌고돌아
또 다시 출발점에 서서
지나온 영상을 술 잔에 비추며 나즈막히 하루를 마감합니다
정말 멋진 하루 였다고.....
비록 꿈꾸던 자연의 신비는
또 다른 희망를 남긴 아쉬운 산행 이었지만
님들의 환한 미소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겁니다
우리 횐님들도 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실망 보다는
희망을 열어 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긴 겨울의 동면이 깨어날 때면 분명 새로운 날이 오겠죠.
흑백의 머리카락 수 만큼이나 아름다운 단풍이
어디 있겟습니까?
지금 거울 보면서 구경하세요
---행전____
庭前一落葉 뜰 앞에 하나 남은 낙엽마저 지고
松下百蟲悲 나무 밑엔 온갖 벌레 슬피 우는구나.
忽忽不可止 홀연히 떠나는 님 붙잡을 수 없는데
悠悠何所之 유유히 님은 어디로 가시는가.
片心山處處 내 마음 님이 가신 산모퉁이에 머물고
孤夢月明時 외로운 꿈 깨어보니 달만 밝구나.
南浦春波綠 남포에 봄이 되어 물결이 푸르거든
君休負後期 님이여, 부디 잊지 마오, 오신다는 약속을.
송인(送人) - 정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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